집에서 쓸만한 CDP가 없어서 결국 휴대용을 꺼냈다. CDP를 새로 장만한다면 휴대용으로 두대나 있고 DVDP 역시 두대나 있고 컴퓨터는 더 많은데 이상한 짓 같아서 차마 그렇게 할순 없었다.
내가 처음에 샀던 휴대용 CDP였는데 당시엔 이놈 말고 훨씬 좋은 기능의 휴대용 CDP들이 많았으나 나는 과감하게 혹은 미련하게 이놈을 장만했다.
이유는 단 한가지 이뻐서였다.
휴대용임에도 불구하고 튐방지 전혀 없고 전기도 많이 먹어 베터리 넣어봐야 얼마 쓰지도 못한다. 그러나 어쩔수 없었다.
적당히 필요한 버튼들과 큰 lcd창의 조화가 매우 훌륭한 내 첫 휴대용 CDP 그렇지만 휴대할순 없었다. 휴대용으로 샀으나 들고 다니질 않았기때문에 항상 책상위에 가만히 있다가 서랍속으로 들어가버렸던 CDP(휴대용으론 훌륭한 놈을 다시 장만하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했다)
얼마전에 이놈을 다시 꺼냈다. 다시 꺼낸 이유는 CDP는 필요하고 DVDP나 컴퓨터로 듣기 싫어서이다. 음질은 별 의미 없다.
나는 정감이 가는 이놈을 사용하고 싶었다.
그 동안 잠시 감춰왔던 이녀석이 드디어 빛을 볼 차례
그런데 무엇이 문제일까? 먼지만 있는 숨겨진 신품인데 CD를 자꾸만 거부한다. 속이 상하다 못해 씁쓰름한 생각마져 든다.
제대로 빛도 못보고 이녀석은 명을 다하고 있었던것이다.
살리고 싶다. 곁에서 나를 지켜 보고 있는것이라곤 모두 생명이 없는 이러한 것들뿐인데 생명이 없음애도 불구하고 죽을수 밖에 없는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는 이녀석을 살리고 싶다.
처음 CDP를 갖는다는 엄청난 설래임을 줬던 이놈을 곁에서 떠나게 하고 싶진 않다. 이놈과는 특별한 추억도 없다.
추억이 없어서 더욱더 내 시간을 심어주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서랍속에 숨겨져 바라봐주기만 애타게 기다렸던 긴 시간을 생각해서라도 다시 잠을 재울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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